석란나리
2015. 2. 24. 15:34
상사화
석란, 허용회
일경오화(一莖五華), 상사화야
너는 누구를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냐
주 논개의 얼이 서린 대곡리 가는 길
어느 후미진 돌담 주변을 서성이며
뽀얀 속살까지 쭉- 꽃대궁으로 뽑아 올리고
얼마나 황망했기에
네 붉은 심장까지 뽑아들었느냐
누구를 홀리려고
삼십오 개의 속눈썹에 빨간 마스카라를 바르고
그렇게 요염하게 서 있는 것이더냐
오늘따라 네 속눈썹이
문어의 촉수 같아 소름까지 돋는구나
미동도 하지 않고
사방팔방을 뚫어져라 쳐다보니
정녕, 너는 누군가를 맞이하려는 게로구나
일경오화, 상사화야
네가 찾고 있는 것이냐
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더냐
말을 해다오
/ ym 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