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나리 2015. 2. 24. 15:46

속세와 선계

                     석란, 허용회



베이징, 어느 무대에 올려진
금면왕조(金面王朝)속에서

중국의 화려함과 옛 왕조의 위대함을 보았다

중국의 명소들을 만날 때마다
도원향에 닿은 듯 속세와 선계의 구분이 모호하다

인력을 과시한 곤명호와 만수산
왕권을 과시한 성곽과 구중궁궐
무협지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선경과 협곡들

과거사 속에는
도연명의 향내가 방감한데

요지경 속에는
웃통을 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한족의 후예들

관광객을 상대로
미끼치기하는 뻔뻔한 성인 남녀들

흥정판에서 돌리는 발길을
금세 따라 나서는 후려치기 반값들

속세와 선계의 경계를 밟고
이화원 물그림자에 아른거리는 적선(謫仙)들을 만날 때
향신료 버무려진 바람이 콧구멍 속으로 파고든다

/ ym 0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