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나리 2015. 2. 24. 15:59

세신(洗身)

                      석란, 허용회



세신은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다

번식과 유혹을 꿈꾸는 모든 생들도
세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생화를 보아라
틈틈이, 빗방울과 새벽이슬로 세신을 하고
햇살 아래 내미는 그들의 얼굴은 얼마나 아름다우냐

벌 나비와 바람까지도
그들을 찾는 이유는
때 묻지 않은 영혼과 유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들아
세신할 땐 오감의 촉수에 낀
생의 염증도 함께 씻자

/ ym 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