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크랩] 뿔/ 김순진

기타 시와 문학/시학

by 석란나리 2011. 5. 2. 11:45

본문

 

김순진

 

 

나는 뿔이 많습니다

아무 때나 뿔이 납니다

중학교를 안 보내준다고 했을 땐

뿔이 풀밭처럼 무성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 갔을 땐

뿔이 많이 길었습니다

대학 가고 싶은 나를 보고

공무원 다니라던 아버지를

받아도 보았습니다

몇 번 망한 나를 가둘 외양간이 없어졌을 때

내 뿔은 쥐뿔이 되었습니다

세상을 향해 뿔을 마구 휘둘렀을 때

나에게 받힐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내 뿔은 개뿔이었습니다

 

고뿔이 든 채 밤을 새워 시를 쓰고도

사무실 임대료를 걱정해야 하는

나는 아직도 뿔이 납니다

무엇이라도 치받고 싶은 나는

엉덩이에 뿔난 못된 송아지입니다

출처 : 한국스토리문인협회
글쓴이 : 김순진 원글보기
메모 : 시인님은 스토리문학 발행인입니다.

'기타 시와 문학 > 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지털 시의 정의  (0) 2011.07.22
국내 문예지  (0) 2011.05.13
맞춤법 검사시스템  (0) 2011.03.06
문학지  (0) 2010.12.01
[스크랩] 여승 - 백석 시, 김순복 낭송  (0) 2010.07.15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