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에게서 소년에게 [최남선] 『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泰山)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 버린다.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내게는, 아무것, 두려움 없어, 육상(陸上)에서, 아무런 힘과 권(權)을 부리던 자(者)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者)가, 지금(只今)까지, 없거던, 통지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秦始皇), 나팔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의 역시(亦是)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 이 있건 오너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조고만 산(山)모를 의지(依支)하거나, 좁쌀같은 작은 섬, 손뼉만한 땅을 가지고, 고 속에 있어서 영악한 데를, 부르면서 나혼자 거룩하다 하는 자(者), 이리 좀, 오나라, 나를 보아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나의 짝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길고, 너르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적은 시비(是非) 적은 쌈 온갖 모든 더러운 것 없도다. 조 따위 세상(世上)에 조 사람처럼,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저 세상(世上) 저 사람 모두 미우나 그 중(中)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담(膽)크고 순정(純情)한 소년배(少年輩)들이, 재롱(才弄)처럼, 귀(貴)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나라 소년배(少年輩) 입 맞춰 주마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콱. 서 정주 한 송이의
한 송이의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김 영 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잊고저 - 한 용 운
겨울 숲에서 - 안도현
참나무 자작나무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루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서시 윤 동주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