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좋은 시

기타 시와 문학/시학

by 석란나리 2014. 2. 5. 17:53

본문

 

하루만의 위안 /   조 병 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데 있고

흘러가는 한줄기 속에

나는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 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 날이 온다

 

그 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 날을 위하여 바쳐온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 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기타 시와 문학 > 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란의 시작 노트  (0) 2015.10.20
김삿갓의 절창  (0) 2014.02.28
느림의 시학  (0) 2013.09.30
시에 대한 임보 시인의 생각  (0) 2013.09.11
취한 배(랭보)  (0) 2013.07.11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