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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유흥가 스케치

석란의 시(詩) 문학/석란의 시 세계

by 석란나리 2015. 2. 2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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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유흥가 스케치

                     석란, 허용회



12월의 달력이
마지막 잎새처럼 대롱거리고 있을 때
유흥가는 분분하고 착란스럽다

무두질을 기루어하는 사내들은
염문의 샹그릴라를 찾느라
윙크하는 네온사인 틈에서 회똘거린다

너울가지 좋은 사내는
파시의 물 좋은 여인네를 차지하고
선웃음 치며 다가선 어느 여인은
몇 시간짜리 절조마저 휴지통에 구겨 넣은 채
인역이 신은 굽 높이만큼이나 욕망을 도두세운다

음부탕자와 술 음악을 아우르는 보헤미안*의 공간에선
참람스럽게도 세종대왕과 신사임당까지 가세하여
어느 농익은 살내를 파고든다

사랑의 허기를 비워내느라 멀건이가 된 사내들은
샐녘이 되어서야 빛바랜 달빛가루 어깨에 지고
칼날 같이 시퍼런 귀갓길을 하늘거리며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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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의 관습이나 규율 따위를 무시하고 방랑하면서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시인이나 예술가

/ ym 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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