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어른
석란, 허용회
사시사철 생이 타들어 가는
상 어른 몸에서 단풍 냄새가 났다
국궁처럼 휜 어깨엔
전사의 영광스런 생채기가 아른거리고
이 악물며 살았던 젊은 날들이
상 어른의 퇴적층 같은 이빨을 발치해 갔다
듬성드뭇해진 이와 머리숱
틈새 벌어진 뼛구멍과 생각들은
보는 이의 양심에 비수를 꽂았다
속이 쓰려도 웃고
고초 내음 내풍기면서도 '나는 괜찮다',
꽃대 밀어 올린 천마처럼 속 빈 상 어른은
내어 준 몫이 제 곳간에 쌓인 양 싱긋빙긋거린다
/ ym 0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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