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석란, 허용회
나이테 불거진 지게가
외양간에서 울고 있다
지게는 '주인이 업어주지 않는다'고
떼를 쓰고 있는 것이다
한창땐,
주인이 한나절이 멀다하고
소달구지를 태워 주거나
논밭과 산길을 따라 업고 다녔다
어거리풍년이 들 때면
탁배기 한 사발 들이키고
지게 발목장단에 자장가도 불러 주었다
그림자 길게 늘어진 토방에
무너앉은 노부가
외양간에 자빠져 떼를 쓰는 지게를 보고도
이젠, ‘건넛산 돌 쳐다보듯’ 한다
/ ym 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