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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꽃

석란의 시(詩) 문학/석란의 시 세계

by 석란나리 2015. 2. 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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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꽃(연시)

                          석란, 허용회                 


1

그늘이 싫어서
꼭꼭, 꽃잎을 닫아 둔 튤립이
육 폭, 빨간 치마를 펼쳐
도둑 같이 월담한 봄볕을 품었네

지난, 늦은 가을날
시신을 돌담가에 풍장시켰던 나비의 영혼이
제 짝을 다시 찾은 양
치마 속에서 너울거리네

해걸음이
서산마루에 걸터앉을 무렵
튤립은 밀어를 끝낸 듯 꽃잎을 닫네


2

얼마나 지났을까?
고샅길에 수은등이 켜지고
권삼득로* 40대 번지, 쇼윈도 속의 갈보꽃이
마네킹처럼 앉아 있네

갈보꽃이
양귀비꽃보다도 더- 이뻐서 슬펐던 어스름밤
------------------------------------------
* 유곽을 끼고 있는 도로 명

/ ym 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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