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신
석란, 허용회
이 생에 가장 포근했던 이름이여
이 생에 가장 안타까웠던 이름이여
이젠 귀환할 수도 없는 당신이여
감꽃 떨어지는 오월의 어느 날
당신은 오색 꽃신을 신고
훨-훨-,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승의 모든 짐을
벙어리 가슴에 묻어둔 채
이승의 애환을
한 뼘 남짓, 얼굴에 새겨둔 채
다음 행선지로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베푼
이자도 채 돌려받지 못했던 당신은
어찌하여 또 하늘이 되고 땅이 되어
이승의 생들을 껴안았습니까?
올려다보는 오월의 하늘 사이로
사뿐사뿐, 그리운 당신이 보입니다
/ ym 0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