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접
석란, 허용회
가을빛, 쪽빛 양탄자를 덮고
서해 먼바다의 불잉걸이 교접을 준비하고 있다
수평선을 접어
데칼코마니로 번지는 꽃노을
파리한 생들의 가슴을 덥혔던 불잉걸이
임무 교대를 위한 교접의식
(새파랗고
새붉고
샛노랗고
새하얗고
아리까리했던 낮 역사의 속내를
어느 후기인상파*가 덧칠해 놓은 화폭처럼)을 벌일 때
일렁이는 바닷물에 목욕재계하고 있던
교대병, 초월(初月)이가
제 허벅지를 길게 늘어뜨려 하늘거리고 있다
오르가슴의 기미를 느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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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말에 프랑스에서 일어난 미술운동의 유파
/ ym 0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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