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무의 해산
석란, 허용회
피붙이 다 출가시키고
혼자서 뒷산을 지켜내던 여인네가
솜이불 몇 번 덮더니만
덜컥, 애가 들어섰다
뗄까 말까 망설임도 없이
잘 키우겠다던 산모였는데
웬걸, 자궁외 임신이 되었다
일란성 쌍둥이들은
산모의 팔에 터를 잡더니
헛발질하며 바람과 잘도 논다
파릇파릇
초록초록
울긋불긋
새벽부터
찬 이슬로 몸 불리던 산모는
먼동이 트자 출산을 시작했다
산모가 미주알 빠지도록 힘을 주고
태아도 덩달아 힘을 쓰니
태아의 온몸이 울긋불긋해진다
헐-, 난산이다
새벽부터 삐댔는데도
탯줄을 끊어야할 태아들이 보름 남짓 남아 있다
/ ym 00910